내덕동의 도형들 _ 김상인 - 김상인 동네를 기록하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지만,이번에 저는 내덕동의 작은 도형들을 찾아다녔습니다.동네 곳곳에 있는 네모-세모-동그라미를 찾다보면탐색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각자의 방식으로 동네를 바라보면 그게 바로 동네의 역사가 아닐까요?달라지고 사라지는 순간의 동네라도요. 덕벌(언덕에 해당하는 들판)의 안쪽에 위치해안덕벌 또는 내덕동으로 불리는 이 곳에는삶의 다양한 모양들이 숨어있습니다. 안덕벌이 내려다보이는 롯데삼성아파트,(유심히 봐야 보이는)동그랗고 세모난 나무들이 있습니다. 안덕벌로 49번길에서 만날 수 있는 제각기 다른 장미의 모양들과,철거예정을 알리는 글자들이 있습니다.두 모양 모두 눈에 확 띄는 강한 빨강색이라'사라짐'과'피어남'아 동시에 마음에 들어옵니다. 구부러지고 찌그러져도제 역할을 다하는모양. 내려갔다,올라가는지붕의 모양. 길가에 버려진 동그란 타이어,그 속에 빨간 꽃의 모양이 있습니다.타이어 밖으로 뻗어 나온 '피어남'을 응원하게 됩니다. 내덕동과 율량동을 이어주는 다리의 모양,그리고 동네 아이들이 발 담그고 노는 이곳이다음 아이들에게도 그런 공간이길. 미덕 어린이공원 옆미덕 경로당에 핀 꽃들의 모양과 낮의 햇빛의 모양입니다.이곳에 머무는 아이들과 노인들의 활기차고 잔잔한 모양이 숨어있습니다. 춤추는 모양,그 옆에오래된 미용실 간판의 모양. 가게가 있음을 알리는 모양과(유심히 봐야 보이는)주택 안 물고기 모빌의 모양 쓸모를 다한 욕조, 스티로폼, 박스 등골목 여기저기 다양한집 앞 화분의 모양. 동그라미 두 개가 겹쳐있는 모양.그 속에 담긴 내덕동 골목의 모양과사진 찍는 사람의 모양. 마지막으로우리가 <내덕카메라>로 만나 함께 필름을 끼우고,내딛은 첫 발자국에 찍은 네모난 모양입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발 닿는 곳에서작은 도형을 찾는 일은우리 삶에서 소소한 행복거리를 찾아 기뻐하는 일과 닮았습니다. 한 동네를 나만의 방법으로기억해보는 건 어떨까요?
원더러스트 WANDER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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